여행

수많은 카리브 휴양지 중 깐꾼만이 가진 유일한 매력은?

미키라티나 2007. 6. 24. 15:01

카리브 해의 파라다이스,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Riviera Maya

 

오늘날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카리브 휴양지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 그 바다는 세계 두 번째로 큰 대 산호초군을 가지고 있다.

 

 

하와이, 몰디브, 필리핀, 호주 등 세상에는 독특한 빛깔의 아름다운 산호초 바다가 많지만 아름다운 바닷가의 휴식과 더불어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만이 지닌 유일한 매력은 주변 열대우림 속에 산재한 수많은 마야 유적지를 탐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바" 유적지의 비의신 차-악의 얼굴로 도배된 건물 벽

 

    "카바"의 차-악 신전 

 

    "코울리치" 유적지, 태양신 얼굴이 새겨진 계단식 신전

 

   푹 양식의 아름다운 마야 아치, "라브나" 유적지

 

    정글속에 우뚝 솟은 "코바" 유적지

  

    푹 양식의 결정체 "욱스말" 유적지

 

    "욱스말" 유적지의 마야 아치

 

   5층 건물 신전 "에스나" 

 

   건물속의 태양신 조각, 리오벡 양식의 "발람쿠"유적지

 

     리오벡 양식의 태양신, "베칸" 유적지

 

멕시코 카리브는 해안선만 해도 900km에 이르고 깐꾼에서 이웃나라 벨리즈와의 국경도시인 체뚜말까지는 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로 약 400km다. 이중 리비에라 마야는 깐꾼에서 약 140km에 걸쳐 펼쳐지는 긴 카리브 해안선을 일컫는 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들이 펼쳐진다. 바다에는 거대한 산호초가 자라고 있으며 그 길이가 110km에 이른다.

 

멕시코 카리브 해변은 유난히 반짝이는 하얀 모래밭을 자랑한다. 오랜세월 파도에 부서지고 갈려진 산호조각과 조개껍질 그리고 이곳 특유 토양인 석회질이 모여 곱고 눈부신 백사장을 이루고 있다. 백사장의 모래는 뒹굴어도 몸에 잘 붙지않는다. 하얀 석회 토양으로 인하여 바다 속 모래톱을 이루는 곳에서 푸른바다 물이 터키색, 에메랄드 색, 옥빛, 녹색, 연두색 등 다양한 톤으로 드러나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이다.

 

   길게 뻗어있는 리비에라 마야의 해안선

 

시원하게 죽 뻗은 307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아무데나 차를 멈추고 해안으로 뻗은 길로 접어들면 무성한 맹그로브 숲 너머 눈부신 하얀 모래밭과 야자나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주머니 사정이 되는대로 이름모를 수많은 아름다운 해변, 고급휴양지, 골프장, 호텔, 허름한 방갈로에서 쉬면된다.

 

 

 

 

 

 

      위 사진들 속의 해변들처럼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 아주 많다.  


이미 3천년 전부터 인간들이 발자취를 남긴 아름다운 이 땅에는 일찍이 마야문명이 번영했고, 15세기 말 카리브를 통해서 최초의 유럽인들이 발을 디뎠다.

 

오늘날 볼 수 있는 마야 신전들로 미루어 볼 때 리비에라 마야의 유적지들은 고대부터 마야인들이 이용하던 중요한 해안상업통로였을 것이다. 당시 마야상인들은 꿀, 소금, 흑요석, 망토, 돗자리, 금, 카카오 등의 산물과 함께 40여명이 탈수 있는 카누를 타고 카리브를 여행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당시 카리브를 지켰던 마야의 요새이자 세관이었던 "뚤룸" 유적지

 

‘뱀들의 둥지’라는 뜻을 가진 깐꾼은 일년 중 240일은 태양이 뜨고 21도에서 33도 사이 연평균 27도의 딱 좋은 날씨에 에메랄드 같은 바다가 매력적이다.

 

따라서 멕시코시티다음으로 깐꾼 국제공항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거의 1년 내내 분주하다. 푸른빛에 몸 담그는 파라다이스 같은 해변들. 혹자는 그랬다. “에덴이 바다라면 깐꾼이 바로 에덴이다.”라고. 

 

 

깐꾼은 공항과 다운타운에서 20분 정도 걸릴 정도로 가깝다. 보잘것없는 작은 어촌이었던 곳이 1970년대부터 밀가루처럼 곱고 눈부시게 하얀 산호모래 해변과 수정 같은 바다를 가진 천혜의 관광지로 개발되어 오늘날 세계적인 휴양지가 된 것이다.

 

호텔 존은 원래 2km 넓이에 17km 길이의 섬이었으나 오늘날 뿐따 니속punta nizoc과 뿐따 깐꾼punta cancun 이라는 두 개의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있다.

 

 

   가끔 친절한 비행기 기장님은 이렇게 깐꾼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배려를 하기도.

 

 

니춥떼nichupte'라 불리는 큰 호수를 둘러싸고 L자로 400m 넓이에 14km로 둘러싼 긴 띠의 육지는 최근 10년 사이에 3배 이상으로 확장되었다. 옛 마야 신전과 집들이 있던 자리에는 비온 뒤 갑자기 버섯이 피어나듯 우후죽순 고급호텔들이 들어서고 있다.

 

니춥떼 호수를 끼고 호텔, 식당, 쇼핑몰, 디스코텍, 수중스포츠센터와 놀이기구공원들이 들어서 있다. 호텔 존의 해변에는 부드럽고 몸에 붙지 않는 하얀 모래밭과 에메랄드빛 초록과 터키석 푸른빛의 아름다운 카리브가 하얀 파도를 일렁이며 누워있다.

 

 

       쁠라야 델피네스

 

3km 지점부터 19km까지 직선으로 playa linda, langosta, caracol, tortugas, chac-mool, ballenas, delfines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해변에는 수많은 고급호텔들이 죽 늘어서 있다. 이 중 가장 아름다운 백사장은 쁠라야 델피네스.


호텔 존에는 깐꾼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볼거리, 놀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빙글빙글 돌며 올라가는 전망대에 올라 카리브의 황홀한 낙조를 바라볼 수 있다.

 

또는 단단한 철망으로 만든 기구를 타고 수족관에 들어가 무시무시한 백상아리에게 먹이를 준다. 여러 마리의 상어에 둘러싸여 날카로운 이빨이 촘촘히 달린 상어아가리가 눈앞에서 먹이를 낚아 채가는 등골이 서늘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깐꾼


검은 바탕에 뼈다귀가 십자로 교차되고 그 가운데 해골이 그려진 해적 깃발을 내건 해적선을 타는 이벤트도 있다. 해 떨어진 뒤 바다로 나와 바다가재를 비롯한 푸짐한 성찬을 들며 깐꾼의 휘황찬란한 야경을 즐기는 코스다. 물론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은 모두 해적들이다. 정찬이 끝나면 18세기 카리브 해적으로 악명을 떨쳤던 문다까Mundaca 선장의 해적들로 분장한 사람들이 한바탕 전쟁을 치루며 즐거운 쇼를 제공한다.


이도 저도 다 귀찮을 경우 쿠바 악단이 연주하는 전통 살사바나 화려한 축제의상을 입은 도미니카 무희들이 준비한 메렝게 쇼를 보여주는 식당을 찾아 식사와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카리브의 무희들. 살사, 메렝게, 꿈비야 등 다양한 춤을 보여준다

 

또는 2시간 동안 멕시코 전통 민속춤이 펼쳐지는 극장을 찾아 멕시코의 화려한 민속의상과 음악을 감상하기도 한다. 이처럼 깐꾼에서는 카리브와 함께 멕시코의 문화의 정수들을 골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히려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깐꾼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는 단연 카리브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 요리들이다. 주로 바다가재, 소라고둥, 게, 생선 등인데 시내에 있는 "메르까도 벤띠오쵸(Mercado 28)"는 깐꾼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명물이다.

 

해산물 칵테일이나 소라고둥 구이, 바다가재 요리가 맛도 좋지만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 폭발이다. 이름답게 시장 한켠에는 화려한 민예품 상가가 즐비하다.

 

    메르까도 벤띠오쵸의 요리들

 

호텔 존에는 유명한 고급식당이 수없이 많지만 니춥떼 호수 속에 자리한 낭만적인 로렌시요Lorencillo 식당은 깐꾼 앞바다 속 찬물에서 자라난 커다란 멕시코 산 가재로 만든 갖가지 요리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각국요리를 다 맛볼 수 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대부분 몰들은 면세점이라 쇼핑을 즐길수 있다.

 

     꽃모양 젤리 후식

 

깐꾼이 세계적인 휴양지가 된 이유의 하나로는 미국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광객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온다. 특히 봄방학에는 미국 학생들이 몰려오고 여름휴가, 크리스마스 휴가가 가장 성수기다. 물론 멕시코신혼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혼여행지이기도 하다.


태양이 가장 먼저 뜨는 곳, 이슬라 델 무헤레스Isla del Mujeres

 

    왼쪽 끝의 섬이 이슬라 데 무헤레스, 오른쪽은 깐꾼.

  

“여인들의 섬” 이라는 뜻의 이 작은 섬은 1517년 꼬르도바를 앞세운 스페인 정복자가 왔을 때 원주민들이 이곳에서 풍요와 다산의 여신인 익첼Ixchel을 비롯한 여러 여신들을 숭배하면서 빚은 수많은 진흙여성상을 보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깐꾼에서 작은 페리를 타고 난간에서 잔잔하고 훤히 비치는 투명한 초록바다 속을 구경하며 15분 정도 달려가면 도착할 정도로 아주 가깝다.  

 

 

    이슬라 데 무헤레스, 등대가 반긴다.

 

 

선착장에 내려 길을 나서면 2차선 크기의 작은 도로는 수영복을 걸친 채 운전하는 관광객들의 골프차와 자전거, 모터사이클로 부산스럽다. 호객하는 사람을 따라가 차양을 친 골프차를 렌트한다. 속력을 내어봐야 기껏 20km 정도의 골프차를 타고 쉬엄쉬엄 해변도로를 달리면 두어 시간 만에 섬 한바퀴 다 돌아볼 정도로 작은 섬이다.


하지만 해안을 따라 자라난 산호초들과 색색의 열대어들로 깐꾼을 방문한 관광객들이라면 꼭 들러 스노클링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관광명소다. 구태여 스노클링을 하지 않더라도 해변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물속으로 조그만 노란 줄무늬 열대어들이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가 저무는데도 아쉬운지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섬 서쪽 끝에 위치한 코코해변은 깊이가 낮고 넓게 퍼져있어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들에겐 인기 만점이다. 어른 무릎정도 밖에 오지 않는 바다에 들어가면 투명한 물 속으로 색색의 물고기들이 다리사이로 지나다니는 것이 신기하다. 

 

     코코해변

 

섬 동쪽 끝으로 가면 ‘엘 가라폰 국립공원’이 있다. 이곳은 커다란 산호초 바다에서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멋진 곳이다. 투명한 물속으로 널따랗게 펼쳐진 산호초 바위는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그만이다. 다만 산호가 굳어 생긴 딱딱하고 거친 바위에서는 스킨용 신발을 꼭 신어야 한다.

 

    엘 가라폰 국립공원 바다 건너편 깐꾼의 호텔 존이 보인다.

 

 

 

 

엘 가라폰 공원에서 섬 끝으로 가는 길에 언제부턴가 여러개의 멋진 조형작품들이 들어섰다. 쪽빛 하늘과 비취빛 바다 중간에 경계를 긋듯 선명한 색상의 추상적인 작품들이 조화롭다.

 

 

 

 

그 끝에 마야천문대라고 하는 다 허물어진 작은 신전이있다. 스페인이 도착하기 직전인 후고전기(14~15세기)에 만들어진 이 건축물은 익첼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당시 동쪽바다와 유까딴 반도를 항해하던 마야상인들을 위해 길을 밝혀주던 등대 역할을 했다고 한다.

 

 

멕시코에서 가장 동쪽 끝인 이곳에서 매일 멕시코 최초의 태양 빛을 받는다. 즉 가장 먼저 뜨는 태양을 만나는 셈이다. 해마다 새해 벽두에는 연례행사처럼 새 태양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섬은 한바탕 몸살을 한다. 하지만 멕시코 카리브의 보석은 단연 이슬라델무헤레스 섬이다.

 

    해돋이 언덕이라고 쓰인 명판

 

    배에서 바라 본 일몰   

 

히피히피 붐붐, 쁠라야 델 까르멘playa del carmen

 

 

"까르멘 해변"은 깐꾼에서 1시간 거리인 68km에 위치한 이름처럼 작고 예쁜 해변도시다. 그냥 쁠라야라고 불린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곳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다.  

 

쁠라야 델 까르멘은 90년대 말까지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히피들이나 배낭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 조용하고 정감넘치는 해변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개발의 광풍(?)을 타고 나날이 고급호텔들과 식당들이 들어서더니 나날이 더 번화해지고 있다. 갈때마다 메인 도로인 5번가는 하루가 다르게 화려해지고 예전의 소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가 없어 사실 몹시 아쉽다. 

 

    해변에 위치했던 요렇게 소박한 호텔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그래도 해변을 접한 호텔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매일 아침 해뜰 녘이면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듯 커다란 오렌지 빛 태양이 창안으로 쑥 들어오는 느낌은 천지개벽을 목격하듯 황홀하다.

 

곳은 고대부터 꼬수멜 섬에 들어가는 항구였다. 쁠라야와 붙어 있는 쁠라야까playacar는 고급 별장촌이다. 코수멜로 가는 페리를 타고 바라보면 쁠라야까의 해변은 때깔이 좀 다르다. ^^;;

 

 

     쁠라야 델 까르멘 해변에서 본 아름다운 해돋이


블루 라군 푸른 산호초, 꼬수멜Cozumel 섬

 

‘제비들의 장소’ 라는 뜻의 코수멜은 멕시코 카리브에서 제일 큰 섬이다. 쁠라야 델 까르멘에서 배를 타고 40분이면 닿는다. 섬은 52km 길이에 18km 넓이의 타원형이다.

 

대 산호초와 푸른 물이 주변을 둘러싼 아름다운 섬으로 세계 스쿠버다이버들에게 환상적인 섬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각국의 대형 크루즈들은 모두 꼬수멜을 꼭 들린다. 하지만 섬은 멕시코 판 미국이다. 달러가 그냥 유통되고 물가는 매우 비싸다. 

 

꼬수멜은 1518년 그리할바가 처음 발견하였고 이후 코르테스가 들어와 정복했다. 당시 원주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했지만 전염병으로 1600년대에는 섬사람들 모두 전멸해서 무인도가 되었다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후 식민지시대에는 카리브 해적들의 피난처로 이용되었다. 카리브의 유명한 문다까 해적 선장의 은신처가 이섬에 있어 지금도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꼬수멜 섬은 고대 마야에서는 중요한 종교순례지로 마야 익첼 여신을 위한 중앙제례 성소였다. 그와 함께 당시 마야인 들에게 있어 지금의 온두라스 등지에서 온 사람들과 교역을 했던 국제적인 시장이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꼬수멜의 명소는 섬답게 산호초 공원과 해변들이다. “작은 바다”라는 뜻의 자연공원인 찬카납Chankanaab에는 현재 60여종의 열대어와 700여종 해양식물들이 보호받고 있다. 이곳 해변에서 돌고래와 수영을 하거나 스노클링을 즐긴다.

 

해변으로는 playa san francisco, playa sol, planacar가 유명하다. 특히 플라나까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 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바다 속에는 부채산호, 고르지니아(gorginia) 등 20여종의 산호들과 대형가오리, 바다가재, 해파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돌고래 쇼우~

 

 

   

얘들은 마나티라고 불리는 바다 하마(?) 가족...사실은 셋다 입양되어 한가족처럼 지낸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닥과 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통유리로 된 잠수함을 타고 수심 30m를 잠수했던 바다 속 여행이다. 다이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스노클링만 즐기던 필자같은 사람에게 잠수함 타고 카리브 바다속 구경이라니 귀가 번쩍뜨일 정도였다. 

 

마치 수족관에 들어온 듯 통유리를 통해 바라본 바다속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터키석 푸른빛과 에메랄드 초록빛의 바다 속 사이로 헤엄치는 총 천연색 열대어 무리와 파도에 이리저리 춤을 추는 산호초들. 코수멜의 대 산호초는 바다 속에서 150m와 250m 깊이까지 보인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1시간 여 바다속 여행을 마치고 나오는 승객들 모두에게 잠수함 승선증을 교부해주었다. 바다속에 갇혀있는 잠수함이 무섭다면 바닥이 유리로 된 배를 타고 바다 속을 구경할 수도 있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섬 중앙은 낮은 관엽수로 뒤덮인 불모지다. 곳곳에 마야유적지가 있다. 섬 남서쪽으로 32km를 가면 뿐따 셀라라인(punta celarain) 등대가 나온다. 등대가 나온 후 섬 끝에 레게 왕 ‘밥 말리’의 카페가 있다. 하루종일 밥 말리의 노래만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슬라 델 무헤레스에 비해 한참 썰렁하다. 너무 썰렁해 쓸쓸하기까지 하다. 


다시 섬 다운타운으로 돌아온다. 다운타운에 있는 ‘꼬수멜 섬 박물관’에는 섬 주변에 서식하는 바다생물들 표본과 마야유물들 그리고 해적선과 난파선에서 나옴직한 선박용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여태까지 한번도 본적 없는 벼라 별 산호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이 휘둥그레진다. 모두 주변 바다에서 나온 것이다.

 

이 박물관에서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19세기에 벌어진 마야인들의 까스따스(계급) 전쟁을 파노라마식으로 전시한 곳이다. 까스따스 전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멕시코 근대 역사지만 마야인들의 반골기질을 엿볼 수 있다. 오늘날 치아빠스 정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군 EZLN이 그냥 나타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150년전에 이곳 마야인들과 정부 사이에 유혈낭자한 비극이 있었다(이 이야기는 다음에!)

 

재미있는 것은 박물관 뜰에 마야 집이 한 채있고 그 안에서 마야 의상을 차려입은 아주머니가 당시 마야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몸소 보여주시는 것이다. 화통한 성격의 아주머니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옷수수 반죽을 손으로 빗어 화덕에서 또르띠야를 구워 맛보게 하고 고대 마야 사람들이 쓰던 물건들을 신명나게 설명하는 것이다. 방문객이 한둘이 아닐텐데.

 

    박물관에 있는 마야집 "파". 하지만 마야사람들은 지금도 이런 집에 살고 있다

   

   

 

  

유까딴 반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야 사람들의 집 파. 더운 기후에 알맞게 통풍이 잘되고 독충과 뱀으로부터 안전하게 잘 수 있는 해먹을 침구로 사용하고 있다.

 

        코수멜 섬에서 본 화려한 일몰

   

멕시코 축소판-테마파크 스카렛Xcaret

 

쁠라야 델 까르멘에서 4km 지점에 위치한 "스카렛"은 깐꾼을 방문한 사람은 한번쯤 들러보는 유명한 자연테마파크다. "스카렛을 방문하시면 깐꾼도 꼭 들려주세요"라고 하는 스카렛의 광고문구는 유명하다. 

 

 

마야어로 ‘연안선’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원래 마야 후고전기 중기와 말기에 가장 중요한 상업항구중 하나였다. 그 중요도는 마야고문서 "칠람 발람Chilam Balam"에서도 언급되어 있을 정도다.

 

고전기 초기부터 스카렛은 천년을 지나며 코수멜 섬과 오늘날의 온두라스로 가는 항구이자 항해기지로 출발하였다. 옛 항구였던 테마파크에 남아있는 유적지는 200년에서 600년 사이에 시작되어 이곳에서 1시간거리에 위치한 유적지 뚤룸의 이웃으로 1200년에서 1550년 사이에 번성하였다.


스카렛 테마파크의 매력중 최고로 치는 스노클링을 하는 지하동굴 세노떼는 마야시대에서는 바로 앞에 떠 있는 코수멜 섬으로 익첼 여신에게 기도를 드리러 가기 전 몸과 영혼을 정화하던 곳이다. 이곳에서도 이슬라 델 무헤레스와 코수멜에서 발견된 것처럼 여성형상의 우상들이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식민지 시대인 17~18세기에는 해적들의 피난처로도 유명했다.


고속도로에서 항시 대기하고 있는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오픈 버스를 타고 10분쯤 정글로 난 비포장도로를 달려가면 스카렛 테마파크 입구가 나온다. 유명한 푹 양식의 라브나 아치를 본뜬 문을 지나면 야자 잎으로 지붕을 덮은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는 1인당 60달러 정도. 손목에 리본을 매어준다. 이거면 하루 종일 테마파크에서 놀 수 있다.


이국적인 새소리가 울창한 정글 속에서 메아리친다. 잎사귀가 커다란 고사리와 열대식물들이 마치 정글로 탐험을 들어가는 기분이 들게 한다. 스카렛에서는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놀거리가 아주 많다.

 

스카렛에서 가장 인상적인 놀거리가 바로 수정처럼 맑은 민물이 흐르는 지하 동굴 강 세노떼에서의 스노클링이다. 지하동굴을 따라 흐르는 물은 무려 11m 아래의 동굴 바닥도 환히 보일만큼 맑다. 천천히 흐르는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약 500m 정도  스노클링 하다보면 원색의 열대어가 함께 따라 다닌다. 어두운 곳도 지나고 햇빛에 환한 곳도 지나는 신비한 수중동굴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공포와 함께 짜릿한 전율이 느껴진다. 그 경험은 두고두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나오면 해변으로 이어진다.

 

하얀 모래가 펼쳐진 해변에는 야자나무 잎으로 만든 파라솔이 이국적이다. 돌고래와 함께 수영할 수도 있다. 수영에 지치면 색색의 각종 카리브 바다생물들이 전시된 아쿠아리움이나 자동차만한 자이언트거북(세계 8종의 거북 중에서 7종이 멕시코해안에 서식한다. 2년마다 4월에서 9월 사이 110개의 알을 낳는다. 20년이 지나면 성숙하고 보통 100년의 수명을 가졌다), 무시무시한 악어(7~8년이면 성숙, 140만 년 전 동물)를 구경하기도 한다.

 

 

알-애벌레-꼬치-나비의 일생을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자랑하는 나비전시관도 들러본다. 나비들은 날이 더워지면 잎 뒤 그늘로 숨기 때문에 좀 서늘한 편인 아침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숲 사이로 걸으면 온갖 예쁜 나비들이 눈앞에서 팔랑거리는 것이 환상적이다.

 

멕시코가 원산지인 바닐라를 포함한 500 여종의 희귀한 난이 전시된 난 정원도 놓치면 아깝다. 공원 중간 중간에 분홍깃털이 우아한 플라밍고, 붉고 푸른 깃털의 화려한 앵무새, 노란색의 커다란 부리가 인형처럼 보이는 투칸 등 30여종의 새들도 오며가며 만날 수 있다.

 

   허물어진 유적지 앞에서 또또나까 문명의 옛 의식을 펼치는 빠빤뜰라 사람들.  


정글로 난 길에서 불쑥 나타나는 허물어진 마야 건축물의 흔적도 인상적이다. 화려한 깃털 관과 의상을 입고 의식을 펼치는 마야전통마을은 작위적이지만 매우 볼 만하다. 유카탄 반도에 흩어져 있는 유명한 19개의 마야신전과 유적지모형이 전시된 박물관도 빼먹지 말자. 정글속으로 미로처럼 난 길을 걷다보면 중미 정글의 최강자인 퓨마와 재규어가 사는 곳도 나온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배가 고프면 곳곳에 야자나무로 만든 커다란 지붕을 이고 있는 세계요리 식당에 들어가 허기를 면한다. 하루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서늘함이 느껴지는 늦은 오후가 되면 멕시코 카우보이인 차로와 에스카라무사들의 화려한 승마공연이 시작된다.

 

 

해가 질 무렵 빙글빙글 돌며 올라가는 전망대에 오른다. 눈가는 데까지 펼쳐지는 평원의 녹색정글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태양이 마지막 빛을 발한다. 마치 이웃나라 과테말라에 있는 ‘티칼’의 4신전에 올라있는 듯하다. 마야인들은 내일도 태양신이 무사히 뜰까를 걱정하며 어두운 밤을 보냈다고 한다. 정글의 밤은 캄캄하고 무섭다.

 

 

정글 사이로 난 길에 놓인 촛불에 의지해 사람들을 따라간다. 둥둥둥 북소리와 깊은 고둥피리소리. 고대의 리듬에 맞춰 마야사제들처럼 분장한 사람들이 춤을 춘다. 알록달록한 깃털 관과 온몸에 색칠한 분장이 무시무시하다. 그들을 따라 들어간 대형극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모두 이곳에서 재미난 하루를 보낸 관광객들이다. 입구에서 나눠준 촛불을 켜자 캄캄한 극장에 촛불들이 반딧불처럼 반짝인다. 곧 테마파크에서 마련한 밤 쇼가 펼쳐진다.

 

멕시코 역사와 음악과 춤을 한자리에!


먼저 멕시코 3000년의 역사가 극으로 진행된다. 고대 마야시대부터 스페인의 침략 그리고 식민지 시대를 거쳐 오늘까지. 멕시코역사에 아무런 정보가 없다 해도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펼쳐지는 고대공놀이 시연.

 

 

 

오늘날 울라마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고대공놀이다. 스카렛에서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쇼로 화려하게 치장한 선수들이 등장한다. 사슴머리로 만든 관을 쓴 선수 6명과 깃털 관을 쓴 선수 6명이 양쪽에서 공을 주고받는다. 생고무를 꽉 채운 4kg 짜리 무거운 공을 엉덩이로 쳐낸다.

 

공을 칠 때마다 둔탁한 소리가 크게 들린다. 이 공놀이는 멕시코에서 이미 3000년 이상 지속된 오래된 고대스포츠다. 양 편을 갈라 주고받는 공놀이는 마야의 우주개벽과 정신세계에 기초하고 있다. 해와 달, 양과 음, 낯과 밤, 삶과 죽음 등. 공을 주고받다가 비스듬히 기울어진 벽에 올라 둥근 고리모양의 골대에 공을 넣는다.

  

 

하지만 사실 둥근 고리는 공을 넣는 골대가 아니라 양편을 가르는 표지일 뿐이라는 설이 있다. 둥근 고리의 크기가 다 달라 공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도 발견된다. 따라서 스카렛에서 보여주는 고리 사이로 공 통과하기는 일종의 쇼라고 보면 된다. 사실 넣기도 매우 힘들다.

 

 

화려한 공놀이가 끝나면 미초아깐 지역에서 아직도 행해지는 불붙인 공놀이다. 하키처럼 생긴 막대를 들고 나와 활활 타고 있는 공을 쳐올리는 위험하고 격한 놀이다. 격렬한 경기가 끝나자 갑자기 가느다란 피리소리가 나고 조명이 객석 위를 비춘다.

 

    활활 타오르는 공을 하키처럼 격렬하게 쳐올리는 따라스꼬 족 공놀이

 

붉은 옷을 입고 높은 장대에 올라있는 5명의 사람들. 볼라도레스다. 멕시코의 유명한 관광지나 유적지 앞에서 볼 수 있는 나는 사람들 즉 볼라도레스의 공연이다. 4명이 다리에 끈을 묶고 거꾸로 매달려 장대에서 빙글빙글 돌며 내려오는 것이다. 고대의 기우제의식이었으나 오늘날 관광객용 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컴컴한 밤에 장대를 타고 내려오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관객들은 맘을 졸이며 공연을 지켜보다 모두 무사히 내려오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준다.

 

   빠빤뜰라 사람들의 볼라도레스

 

 

잠시 휴식 후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멕시코 전국의 화려한 전통 춤들이 펼쳐진다. 형형색색의 알록달록한 의상과 즐거운 음악 그리고 환한 웃음들로 가득한 전통춤들을 보면 멕시코사람들 모두가 다 행복해 보인다. 행복 지수 2위란 말이 맞는듯하다.

 

    베라크루스 주의 하로초 춤

 

    따바스꼬 주의 신나는 북 춤...우리나라 농민처럼 하얀 옷을 입었다.

 

마리아치의 고향 할리스꼬 주의 따빠띠오 춤....추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정말 행복해지는 춤이다.

  

   피날레~

 

2시간에 걸쳐 흥겨운 쇼가 끝나면 9시경. 이미 정글은 깊은 어둠의 바다에 잠겨있고 하늘엔 쏟아질 듯 별들이 반짝인다.

 

      변화무쌍한 7가지 색으로 유명한 바깔라르 호수

 

 

    옥색나는 바깔라르 호수 빛...벨리즈와 국경도시인 체뚜말에서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