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생명, 40억년의 비밀-페루, 파나마, 코스타리카를 가다

미키라티나 2011. 11. 18. 02:21

우리가 매일 숨쉬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의 나이가 무려 '40억살'이란다. 뭐 사실 이런 것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우리의 매일과는 큰 관계가 없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 중으로 해야할 일을 생각하며 일상을 이어나간다. 매일 매일이 한결 같지만 사실 하루도 같지 않은 그날을 살면서 사랑, 미움, 기쁨, 슬픔 등 복잡한 감정의 파도속에서 어떨땐 행복을 느끼고 어떨땐 커다란 절망속에서 어찌하든 밤을 맞고 하루를 마감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사. 그런데 지구도 인간처럼 나이가 있고 더 나아가 우주도 나이가 있단다.

 

머나먼 우주는 책속에서 혹은 다큐멘터리 속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아~ 그렇구나! 하고는 금방 그 내용을 잊어 버린다. 그런데 지구는? 우리가 땅을 딛고 살아가는 이 지구의 나이. 그 증거는 자연사 박물관에 가면 잘 전시되어 있어 눈으로 보고 때로는 만져도 보면서 상상을 하게된다. 그 증거를 찾아 나선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를 하게되었다.

 

<생명, 40억년의 비밀>은 총 제작기간 1년 2개월, 6대주 14개국에서 진행한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 세계 도처에서 발견된 화석을 면밀히 분석해 지구 생명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추적한다. 오는 21일부터 한주에 3회씩 모두 6부작으로 방송될 고품격 다큐멘터리가 있어 소개하고자 이글을 쓴다.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1부와 2부에 소개될 페루, 파나마, 코스타리카 에서 만난 지구나이의 증거들 이야기다. 

 

지구 생명 40억년의 기원과 여정, 진화의 비밀을 담고 있는 화석. 오늘날 인류가 지구에 새기는 발자국 역시 그 일부일 뿐이다

 

1. 시조새 호아친(Hoatzin)을 찾아서-페루 

 

아침에 새 지저귐 소리에 잠을 깬다면 참 행복한 일이다. 그곳이 정글이든 도심지든 청량한 새소리는 아침잠을 깨우면서 정신을 맑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물론 까악까악 우짖는 까마귀 소리는 좀. 새. 세상에는 온갖 새들의 종류가 참 많다. 그러면 원시시대에는 어떤 새들이 있었을까? 

 

최고 해발 6000m에 이르는 안데스 산맥의 등뼈가 지나는 페루도 아마존의 지류가 흐르는 커다란 정글이 있다. 아마존 일대에 서식하는 공룡의 흔적을 지닌 새 호아친을 찾아 나섰다. 호아친은 알에서 부화한 뒤부터 2주 동안 날개 끝에 손가락 뼈가 있어 이를 이용해 둥지에서 떨어지더라도 다시 나무에 기어 오를 수 있다. 이것은 조상인 익룡의 흔적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부터 볼리비아 사이의 아마존 일대에서 매우 소수의 개체가 서식하는 매우 희귀한 새다.

 

새끼에게 있는 손가락 뼈는 2주후 떨어져 날개만 남는다. 몸이 무거워 먼거리를 날아가지는 못하고  물가의 정글속에 산다. 노란빛이 나고 부채처럼 펴지는 머리 깃털이 독특하지만 깃털 색은 짙은 밤색을 띄고 있고 크기는 토종닭 만하다. 천적 매의 공격을 받으면 새끼들은 둥지 아래 물로 떨어져 위기를 모면하고 다시 손가락을 이용해 나뭇가지로 기어올라 둥지로 돌아온다. 때문에 어미새는 수면 위 1m 채 안되는 위치에 둥지를 만든다. 울음소리는 매우 독특하여 꺽꺽거리는 소리가 마치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처럼 매우 육중하고 소란스럽다. 밤에 들으면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아마도 익룡의 울움소리가 이와 같지 않았을까 싶다.

 

호아친을 만나기 위해서는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서식지로 가야만했다. 무더위의 땀과 모기에 절어 숙소로 돌아오면 밤마다 발전기로 겨우 식당만 불을 밝힐 수 있었고 각 방에서는 촛불이나 랜턴 빛에 의지해야 하는 원시생활을 했다. 깜깜한 밤에 정글에서 무슨 할일이 있으랴. 저녁 먹고 8시면 취침. 새벽 4시 기상. 반딧불과 환한 별빛에 의존해 밤하늘을 보고 낯설지만 신기한 정글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던 그 밤이 가끔 그립다.

 

페루 수도 리마는 태평양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미라플로레스의 해변 패러글라이딩

 

아마존 지류인 마누 국립공원으로 가기 위해 잉카의 수도 쿠스코로 가야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안데스 산맥에 나있는 비포장 도로

 

 

이런 길을 자동차로 내려간다면 엄청난 멀미와 고산증에 시달릴수도 있다

아! 쿠스코. 필자의 첫 배낭여행지로 그때나 지금이나 거리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당시는 없었던 휴대전화와 pc방은 가장 큰 변화.

 

해발 3400m의 쿠스코애서 1000m 정도의 위치로 내려오면서 만난 미모사 꽃. 미모사는 살짝 건드리면 잎을 닫고 가지를 내려버리는 민감한 식물이다.

 

        해발 600m  정도에 위치한 마누 극립공원 입구. 이곳에 호아친이 있었다. 강건너는 마누 국립공원

 

이 친구가 페루의 주인공인 시조새 호아친. 희귀하다보니 호아친 찾는 것 자체가 엄청난 일이었다

 

끄악끄악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꽁꽁 숨어있던 아이들

 

       조그만 소리에도 날아가 버리는 겁많은 호아친을 촬영하기 위해 숲인양 위장해야만 했다

 

8월. 마침 짝짓기 철이었다. 최초로 그 모습을 영상에 담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

 

아마존에는 호아친 외에도 재미있는 생물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한번씩 수면 위로 올라와 입을 내어 폐로 숨을 쉬는 폐어는 그 중 가장 흥미로운 존재다. 폐어 역시 진화의 한 과정을 추정할 수 있는 좋은 예지만 마찬가지로 희귀한 어종이다. 하지만 폐어를 담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대신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잎꾼개미 콜로니를 발견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잎꾼개미는  주변의 나뭇잎을 작게 잘라서 콜로니에 저장하여 균류를 배양해서 새끼들 양분으로 쓴다. 즉 농사를 짓는 영리한 개미다. 이들은 주변의 나무에 올라 잎을 잘라 들고 내려오는데 그 풍경이 장관이다.

 

잘게 잘려진 초록 잎들이 흔들거리며 나란히 걸어가는데 개미의 집단 이동으로 대로가 되어버린다.  잎꾼 개미들은 멕시코를 비롯하여 중남미 정글에서 쉽게 발견된다. 보통 개미의 크기가 다 다른 데 작은 개미들은 잎을 자르는 덩치가 큰 개미의 등에 타고 나무에 올라 셋 혹은 넷이 함께 작업을 한 뒤 큰 개미는 자른 잎을 입에 물고 내려오면 작은 개미들은 그 잎을 타고 함께 내려온다. 대로는 잎을 들고 콜로니로 돌아가는 개미들과 잎을 가지러 가는 맨손의 개미들이 뒤 엉키지도 않고 마치 물 흐르듯 엇갈리는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불러 일으킨다.

 

보통 비가 오기 전에 부지런하게 잎을 모아 놓는다. 가끔 병정 개미들이 보이는데 일개미들의 수배나 되는 덩치와 가위 입은 오싹할 만큼 무섭다. 그 가위 입에 물리면 엄청 아프다. 잎꾼개미를 찍으며 개미에게도 물리고 이름모를 날벌레와 모기들에게도 심하게 당했다. 지금도 이 그림을 보면 그때 상황이 떠오른다. 아직도 그 상처의 일부가 남아 있다.

 

잎꾼 개미들의 나뭇잎을 자세히 보면 작은 개미들이 잎사귀에 두세마리 붙어 있다

 

                    정글 도시락. 정확한 이름은 잊었지만 바나나잎이 도시락 통이다

 

도시락 내용. 닭고기를 온갖 양념으로 맛을 내고 밥을 섞었다. 그리고 계란 한개. 페루 음식은 우리 입맞에 대체로 잘 맞는다. 멕시코 요리처럼.

 

워킹 트리,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나무. 새뿌리 가지를 내리면서 먼저 뿌리 가지는 썩어 조금씩 옆으로 이동해서 붙여진 나무 이름.

 

잎꾼 개미 찍으로 가는 길에 만난 웅덩이에는 올챙이 무리가 떼지어 놀고 있었다

 

 

그 웅덩이가 있던 옆 길에 내려 앉은 나비. 날개를 보면 8 자 무늬가 있다. 예전에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에서 봤던 88 자 나비와 비슷하다.

 

그리고 페루에서 만났던 또 하나의 경이로운 생명체. 아그리아스 나비. 이름도 생소한 이 나비는 한 마리에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아주 귀한 나비다. 나비 수집가나 박물관에서 갖고싶어하는 나비. 아그리아스 종은 하나의 종이면서 나비 날개의 색상이 나비마다 다 다르고 아름다워 애호가들이 많다. 따라서 이제는 쉽게 잡히지도 않는다. 안타깝게도 나비 암거래 상들이 있어 아그리아스가 서식하는 해발 1000m 정도에 위치한 마을에는 나비를 채집해서 이들에게 파는 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 나비사냥꾼들에게조차도 아그리아스 나비는 몇날 혹은 몇달동안 찾아 헤메도 쉽게 잡을 수 없다고 한다. 그 귀하디 귀한 아그리아스 나비도 담았다. 영상으로 확인하시라.

페루 시골 사람들의 부엌이 궁금해서 디다봤다. 매우 간단하다. 도시에서는 참 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이런 시골의 살림살이를 보면 가끔은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노무 욕심때문에

 

아그리아스 나비. 날개가 호랑나비만큼 크다.

 

쿠스코에서 마누로 내려오면서 엄청난 멀미로 비몽사몽했던 터라 다시 쿠스코로 올라갈때는 코카잎차를 열심히 마시고 코카잎도 열심히 씹었다. 덕분에 고산증과 멀미는 덜했으나 입이 얼얼하고 혀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 쿠스코 올라 가는 길에 잠시 들린 고산 마을 시장 풍경. 잉카후손들의 알록달록한 포대기와 모자, 그 아래로 얌전히 땋아내린 머리가 여전하다.

 

 

2. 교살자 무화과(Strangler Fig) 나무와 기생벌

 

북미와 남미를 이어주는 육계에 위치한 파나마는 그 지정학적 위치때문에 이제는 매일매일 24시간 떼돈(^^;;)을 쓸어 모으고 있다. 그것도 현금으로. 파나마 해협. 너무나 유명한 곳이다. 만약 여기가 이렇게 좁지 않고 넓은 땅으로 가로막혀 있었다면 아마 지금도 거대한 상선이나 유조선 크루즈 등 거대한 배들은 남미 대륙을 돌아 대서양이나 태평양으로 빙 둘러 가야만 했을 것이다. 그것도 몇달을 걸려서. 

 

물론 파나마 해협을 지나는 일도 만만치 않다. 바다에서 대기하는 날이 사나흘. 그리고 해협을 지나는 경비는 현금으로 미리 지불한 뒤, 좁은 해협을 통과하는데 계단식 갑문으로 만든 수로에 물을 채우고 물이차면 하나씩 빠져나간다. 이렇게 해서 걸리는 시간도 8시간이라니. 그래도 남미 대륙을 한바퀴 도는 것도바 시간도 연료도 인건비도 어마어마하게 주니 꼭 이곳을 지나서 간다.

   

파나마 운하, 이쪽은 태평양에서 들어오는 배.

 

아직도대서양으로 빠져 나가려면 다른 수로를 지나야 한다

 

파나마 해협 수로의 폭이 너무 좁아 이를 늘리려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지금도 대형선을 주문하면 파나마 구격이라는 단위로 배를 건조한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파나마 해협은 1990년에 미국이 파나마에 이양했다. 파나마 해협을 만들때 중국인 노동자들이 왔고 많은 희생자들이 있었다. 말라리아도 그중의 한 원인이었다.

 

지도를 보면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커다란 인공호가 보인다. 원래는 육지였던 곳이 물에 잠기면서 수 많은 생물들이 고립된 채 진화를 하게된 곳이 있어 학계에서 주목하는 곳이 있다. "바로 콜로라도" 섬이다. 바로 콜로라도 섬에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재단에서 설립한 연구소가 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야생무화과 열매에 기생하는 작은 벌레. 일종의 기생벌인 이 작은 벌레는 육안으로는 보기 힘들다. 초접사 카메라로 봐야 보일정도로 작지만 이 기생벌은 무화과 꽃은 수정시키고 그 안에 알을 낳는다. 알은 부화하고 그안에서 다시 수정이 된 기생벌은 또 다른 꽃으로 날아가 수정을 시킨다. 이런식으로 무화과와 벌은 번식을 할 수 있어 공생을 한다.

 

중미의 정글에는 교살자 무화과나무(Strangler Fig) 라고 불리는 무화과 나무가 있다. 이 무화과 나무는 다른 나무의 줄기나 가지에서 싹을 틔운다. 그리고아래로 뿌리는 내린후 나중에는 자신이 의지해 온 나무를 서서히 둘러싸 고사를 시킨 뒤 거대한 나무로 살아가게 된다.  고사한 고목이 있던 자리는 동공이 되고 그 안에는 다른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면서 계속 반복되며 정글을 이룬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해협 사이에 이렇게 커다란 호수가 있다. 수로를 나온 배는 이 호수를 천천히 지나서 다른 수로를 지나 바다로 나간다. 바로 콜로라도로 들어가려면 이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 

 

알렌 에레르 박사님. 무화과 기생벌과 무화과 나무의 공생에 대한 연구의 대가로 배를 타고물가에 자란  무화과 나무 앞에서 인터뷰 중.

 

                                 
바로 콜로라도에 있는 스미소니언 연구소

 

스미소니언 연구소 식당에 붙어있던 사진. 무화과 기생벌의 모습. 그런데 이 무화과 열매는 지름 1cm가 채 안될만큼 작다.

                                                              무화과 열매

 

태평양을 면한 파나마시티의 야경. 최근 빌딩의 스카이라인이 엄청 높아지고 있단다. 현찰로 마구 쓸어담는 돈으로 마천루같은 빌딩들을 세우나보다.

파나마 시티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세로 안콘(안쿤 공원) 올라 가는 길. 벤취마다에 시귀를 한구절씩 적어 놨다. 이 벤취에는 "매일이 기적이다" 라고 써있다.

무명씨의 작품치고 꽤 인상적이다.

태평양을 면한 파나마시티 신 시가지의 마천루

 

파나마시티 반대편으로는 파나마 해협의 수로가 보인다

 

 

3. 수도머멕스 개미와 아카시아, 헬리코니아 꽃과 벌새...코스타리카

파나마에서의 일정을 뒤로하고 마지막 촬영지인 코스타리카에 왔다. 십여년전에 히크한 주라기파크라는 영화의 무대가 코스타리카 정글이다. 스페인어로 '코스타 리카' 즉 '풍요로운 해변'이라는 뜻의 나라이름처럼 중미의 여러나라들 중 정치적으로 가장 안정되어 있고 경제적으로도 튼실한 나라다. 물론 커피, 낙농 등의 농업과 관광이 주 수입원이지만 첨단 산업체도 많다고 한다. 내전이 없고 안정된 정치로 다른 주변국들에 비해 범죄의 위험이 매우 적다. 그런 이유로 미국이나 유럽의 은퇴자들이 은퇴이후의 삶을 보내고 싶은 나라들 중 첫손에 꼽는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자녀 교육에 대한 혜택이 많아 한국 교민들도 은근 자랑이 많다.

 

무엇보다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광물과 같은 지하자원은 없지만 살아있는 관광상품 즉 엄청난 종류의 동식물들이 관광의 근원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나라 전체가 산지와 정글로 이루어져 그 속에 깃든 식생과 동물들을 보기 위해 코스타리카를 찾을 정도다. 물론 살아있는 화산도 수가 많아 온천도 잘 발달되어 있다. 사바나를 지나면 드넓은 초원에 형성된 끝없는 목장들이 눈에 좀 거슬리긴 하지만 여기도 산 저기도 산. 아름드리 나무들과 온갖 동식물들은 나라 전체가 하나의 동물원이자 식물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커피만 유명한 줄 알았더니 사람들은 왜그리도 순박한지, 특히  요리까지 우리 입에 잘 맞으니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었다.

 

나라 전체가 수목원이자 동물원이라고 한 만큼 흥미로운 생물들이 많다. 주제는 공생이다. 동물과 식물이 서로 주고받는 도움이 그들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예를 살펴보았다. 코스타리카의 과나까스떼 자연보호지(유네스코 보호지)에서는 카시아 나무와 공생을 하는 수도머멕스(Pseudomyrmex )개미들을 담았다. 우리나라에서 이 관계를 연구한 최 재천 박사님이 전해주신 일화 하나;  남미 코스타리카에 견학 갔을 때의 일입니다. 농부가 아카시아 나무에 말을 묶어놓고 며칠 출타를 다녀왔는데, 돌아와보니 뼈밖에 안 남아 있더랍니. 아카시아 나무를 지키기 위해 개미들이 말 몸통을 말끔히 뜯어먹은 거죠.”

 

그리고 중남미 어디서든 집 정원을 꾸미는 어여쁜 꽃 헬리코니아(heliconia) 와 서로 돕고 사는 벌새가 주인공이다. 벌새는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앙증맞게 작고도 예쁜 새다. 마치 벌처럼 꿀을 먹는데 길고 가는 부리를 꽃잎속에 쏙 넣어 꿀을 먹는다. 수초동안의 정지상태에 이르기 위해 작은 날개를 열심히 퍼덕이는데 육안으로는 퍼덕이는 날개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무척 빠르다. 그 모습이 마치 벌과 같다고 해서 벌새라고 부른다.

 

이렇게 알록달록한 요리는 단순하지만 견강식이다. 그저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면 대체로 이렇게 나온다.

 

수도머멕스 개미가 살아가는 아카시아 나무. 뾰족한 가지는 안이 텅 비어 그속으로 드나든다. 아카시아 나무가 주는 나무 진액을 마시고 개미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호한다.

아카시아와 수도머멕스 개미의 공생관계 연구의 권위자인 다니엘 젠슨 박사님.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방학이면 과나까스떼 공원 안의 연구실에서 늘 연구에 매진한다. 낡고 허름한 옷차림의 세계적인 권위자의 모습에서 학자의 순수함이 배어나와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젠슨 박사님의 연구실

 

무척 더운 곳이라 속옷만 걸치고 연구하시다 인터뷰때문에 셔츠를 입으셨는데...

 

헬리코니아 군락, 마치 바나나잎처럼 생긴 잎과 붉은 꽃이 조화로워 정원수로 인기있나보다

 

빈 물병을 활용한 쓰레기통

 

헬리코니아 꽃은 코스타리카의 상징 이미지로 많이 쓰인다

 

요건 아침. 콩섞은 밥이 보기보다 맛있다. 아...배고파

 

이건 바나나 나무와 바나나

 

평범한 마을 뒷산에 올랐을때 마주친 아름드리 나무

 

헬리코니아 꽃의 종류도 엄청나다고. 필자가 확인한 것만해도 20여종.

 

요건 색만 좀 다르네

 

꽃 순

 

꽃 찍으려다 마주친 독사 한마리

 

꽃 순의 모양이 다양하다보니 그 꽃에 맞는 주둥이를 가진 벌새들이 자기 주둥이에 맞는 꽃에게 가서 꿀을 먹는다. 야생의 벌새를 만나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속도는 너무 빨라 순식간에 끌을 먹고는 사라졌다

 

코스타리카에서 먹었던 모든 요리가 다 맛있었나보다. 사진이 많다. 아직도 군침이...스읍~

 

 

미모사 밭. 발로 한번 쓱 훝으면 일제히 스르르 잎을 접는 미모사가 너무 귀여워 한참을 놀았다

 

어떤 각도로 찍어도 예쁜 꽃

 

 

 

 

야생의 벌새와 헬리코니아 촬영을 성공리에 마치고 수도 산 호세로 돌아갔더니 근처에 벌새들이 엄청나게 많이 산다는 라 파스 공원을 추천 받았다.

 

공원 내 안내판에 있는 이 많은 종류의 벌새들을 공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날지않고 가만히 앉아 쉬는 벌새의 모습. 그래야 수초.

 

친절한 공원은 벌새와 관광객을 위해 설탕물을 제공한다. 누이좋고 매부좋고. 1초에도 수십번 날개를 퍼덕이는 벌새들은 에너지 소비가 많아 계속 꿀을 먹어줘야 한다.

 

그중에도 덩치가 더 작은 아이들도 있다

 

흔하지 않은 파란색 깃털의 벌새

 

 

반짝이는 초록색의 날개도 예쁘다

 

 

손에 설탕물이 든 조화를 들고 있으면 이렇게 알아서 날아와 앉아 먹는다. 그 느낌이 참 벅차다. 손가락 만한 새에게서 커다란 감동을 느끼는 순간이다.

 

얘는 신비한 보라색

 

 

 

모두 몇마릴까?

 

수십마리 벌새들이 왔다갔다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소리가 귓전에서 붕붕붕~~~하는 것이 몹시도 신기하다. 더 신기한 것은 그렇게 많은 수의 벌새가 서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데도 한마리도 서로 부딪히거나 사람에게 부딪치치 않는 것이

 

라 파스 공원은 벌새가 유명하지만 작은 동물 보호지도 꾸며져 있다. 나비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모르포 나비

주라기파크에 나올 법한 고사리 나무들. 우리가 먹는 고사리들도 안먹고 놔두면 이렇게 자랄까?

 

 

우산만큼이나 커다란 잎사귀의 나무

 

코스타리카의 국조라 불리는 투칸 새. 부리가 몸만큼이나 크다. 가만히 있으면 마치 민예품 조각같다

 

 

 

코스타리카 지폐들의 뒷면은 모두 코스타리카의 상징적인 동식물 그림이다

 

제일 큰 단위는 벌새 그림이다. 환산하면 약 40 불.

 

<생명, 40억년의 비밀>은 총 제작기간 1년 2개월, 6대주 14개국에서 진행한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 세계 도처에서 발견된 화석을 면밀히 분석해 지구 생명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추적한다. 본방송은 11월 21일(월)부터 23일(수), 27(월)부터 30(수)까지 6부작으로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이글의 배경인 페루, 파나마, 코스타리카는 21일, 22일 방송하며 재방송은 토요일 저녁 8시부터. 본방사수! ^___________^

 

 

 

EBS 다큐프라임 홍보영상